KBS 김진웅 아나운서의 예능 출연 모습=유튜브 갈무리
KBS 아나운서 김진웅의 “나는 누군가의 서브로 살고 싶지 않다”는 발언이 이렇게까지 커질 일일까.
그의 말은 장윤정·도경완 부부를 향한 인신공격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구축하겠다는 젊은 세대의 선언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문장은 곧 ‘도경완을 비하했다’는 프레임에 갇혔고, 장윤정은 SNS를 통해 강하게 반박했다. 여론은 순식간에 김진웅을 향해 몰렸고, 해당 방송 회차는 삭제됐다.
결과적으로 남은 것은 하나다.
후배 한 명의 커리어는 흔들렸고, 공영방송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김진웅의 발언은 다소 거칠었을 수는 있지만, 틀린 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서브’라는 표현은 방송과 연예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캐릭터 구조를 뜻한다.
도경완이 예능에서 ‘아내의 그늘 속 다정한 남편’으로 소비돼 온 건 객관적 사실에 가깝다.
그렇다면 문제는 발언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이미지에 있다.
젊은 후배가 그 현실을 솔직하게 언급했다는 이유로,
그를 방송계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건 표현의 자유와 공론의 다양성을 위축시키는 비정상적 반응이다.
장윤정 도경완 부부/사진=구글
장윤정·도경완 부부는 단순한 개인이 아니다.
전국적 인지도를 지닌 ‘공적 인물’로서, 그 발언과 행동에는 사회적 파급력이 따른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그 영향력이 감정의 연장선으로 사용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아내가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남편이 침묵한 사이 후배의 방송 활동은 중단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공인으로서의 책임과 절제의 부재로 비칠 수 있다.
공인은 사적 감정보다 공적 균형을 지켜야 한다.
특히 같은 방송사 출신 후배라면, 비판보다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수 있었을 것이다.
도경완 역시 선배로서 최소한의 중재 역할을 했다면 사태는 지금처럼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현빈 손예진 부부/사진=구글
비슷한 ‘스타 부부’라도 그 태도는 크게 다르다.
배우 현빈·손예진 부부는 서로의 커리어를 존중하며 단 한 번도 ‘누가 주·부냐’는 논란에 휘말린 적이 없다.
대중은 그들에게서 자연스러운 균형과 품격을 느낀다.
그 누구도 “현빈은 손예진의 서브다” 혹은 “손예진은 현빈의 서브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반면 장윤정·도경완 부부의 경우, 비교적 사소한 발언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며
논란의 중심에 스스로를 세웠다.
결국 그 차이가 대중이 느끼는 태도의 격차로 드러났다.
장윤정과 도경완은 이미 충분히 성공한 사람들이다.
음악, 예능, 가족 이야기까지...대중은 그들의 삶을 오래도록 지켜봤다.
이제는 보여주기보다 절제와 여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중의 피로감은 ‘말’에서가 아니라 ‘반응’에서 온다.
이제 장윤정 도경완 부부를 적어도 한동안이라도 방송에서만이라도 안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