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세희 작가/사진=구글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했던 백세희 작가가 향년 35세로 세상을 떠났다. 백 작가는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기증을 통해 다섯 명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백세희 씨가 심장, 폐, 간, 양측 신장을 기증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증으로 다섯 명의 생명이 이어졌다.

백세희 작가는 2018년 출간한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통해 자신의 우울증 투병과 상담 치료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하며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책은 국내외 140만 부 넘게 판매되며 사회 전반에 정신건강 담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후에도 ‘나만큼 널 사랑한 인간은 없을 것 같아’,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등으로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경기도 고양시 출신인 백 작가는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하다 상담과 치료를 시작했다. ‘기분부전장애’ 진단 이후 자신의 경험을 글로 써내며 작가의 길을 걸었다. 주변 사람들은 “상처를 겪은 만큼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였다”고 회상했다.

동생 백다희 씨는 “글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희망을 이야기하길 원했던, 내가 제일 사랑한 언니였다”며 “이제 하늘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백세희 씨와 유가족의 결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그가 남긴 따뜻한 글과 마지막 사랑의 나눔이 우리 사회를 더 밝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작가의 장례는 유가족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