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유튜브 갈무리
한때 ‘국민 힐링 콘텐츠’로 불리던 먹방이 이제는 대중의 피로와 냉소를 동시에 사고 있다. KT ENA가 인기 유튜버 쯔양을 앞세워 내놓은 예능 ‘어디로 튈지 몰라’가 대표적이다. 첫 방송 시청률은 0.7%였지만 2회 0.5%, 3회 0.3%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시청률이 사라진 셈이다.
수천만 구독자를 거느린 먹방 유튜버가 등장해도 시청자는 더 이상 화면 속 음식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많은 음식, 다 먹고 남긴 건 누가 책임지느냐”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식상함의 늪에 빠진 방송사와 유튜버들
KT ENA는 쯔양 외에도 전현무, 기안84, 추성훈 등 유명 인물을 내세워 예능을 쏟아냈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현무카세’, ‘기안이쎄오’, ‘추성훈의 반값은 해야지’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시청률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자극적인 먹기 경쟁, 식상한 맛집 순례, 가벼운 대화. 방송은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맛’을 팔지만, 시청자는 더 이상 웃지 않는다.
이제 ‘먹는 행위’는 즐거움이 아닌 피로의 대상이 됐다. 방송사들은 손쉬운 포맷에 안주하고, 유튜버들은 알고리즘이 시키는 대로 먹는다. 창의력 대신 ‘조회수의 습관’이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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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진 ‘식욕 쇼’
지구촌 곳곳에서는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이 수억 명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결식아동과 독거노인의 끼니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그런데도 방송과 유튜브는 여전히 카메라 앞에서 음식 산더미를 쌓고 “행복하다”며 웃는다.
먹방은 더 이상 대리만족이 아니다. 오히려 무감각한 소비의 상징이 되었다. 남의 고통 위에서 포만감을 전시하는 모습은 시대의 감수성과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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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문화, 이제는 ‘나눔’으로 돌아가야
이제는 ‘얼마나 먹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나누는가’를 이야기해야 한다.
음식의 양이 아닌 음식의 의미를 되새길 때, 비로소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되살아난다.
먹방은 이제 멈춰야 한다.
과식과 자극의 시대가 끝나야, 진짜 식문화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