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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의 그림자 걷히나”…호다 니쿠 발언에 담긴 이란의 47년, 팔레비 시절과 오늘의 교차점
  • 편집국
  • 등록 2026-03-03 22:35:17
  • 수정 2026-03-03 22: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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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다 니쿠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국에서 활동 중인 미스 이란 출신 모델 호다 니쿠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 대해 “많은 이란 국민이 그의 죽음에 기뻐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은 왜 이란 국민이 전쟁과 자국에 대한 폭격 소식에 기뻐하느냐고 묻는다”며 “진심으로 전쟁을 기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란 국민은 지난 47년 동안 너무 많은 고통을 견뎌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은 매우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나라지만, 정부는 그 부를 자신들을 위해 사용해 왔다”며 “국민은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매번 잔혹한 폭력으로 진압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비무장 민간인 수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정부가 핵무기를 갖게 된다면 그것을 평화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팔레비 왕조 시절의 이란의 여대생들/사진=구글팔레비 왕조 시절, 서구화와 개방의 상징이던 이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전,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가 통치하던 팔레비 왕조 시절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세속적이고 서구화된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됐다.

1970년대 테헤란 거리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들의 모습이 자연스러웠고, 대학과 문화예술계는 비교적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석유 수익을 바탕으로 산업화가 진행됐고, 미국·유럽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그러나 급속한 서구화와 정치적 억압, 빈부격차 심화는 결국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이어졌고, 혁명 이후 신정일치 체제가 수립됐다. 이후 이란은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한 종교 권력 중심의 정치 구조를 유지해 왔다.


37년 통치의 종언…하메네이의 시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1989년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37년간 이란을 이끌어왔다. 그는 미국·이스라엘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며 핵 개발 정책을 주도했고, 국내에서는 반정부 시위에 강경 대응해 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이란을 전격 공습했고, 이 과정에서 하메네이가 제거됐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으나, 국제사회에서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테헤란로와 서울로/이미지=AI

테헤란로와 서울로…두 도시의 엇갈린 시간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는 1977년 이란 테헤란과 서울이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업화와 교류의 상징이던 이름은 오늘날 IT 기업과 금융사가 밀집한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축을 상징한다.

한때 ‘중동의 파리’로 불리던 테헤란과, 세계 10위권 경제로 도약한 서울. 두 도시의 시간은 1979년을 기점으로 서로 다른 궤적을 그렸다. 서울은 군부독재를 거쳐 민주화로 나아갔고, 이란은 혁명 이후 종교 권력 중심 체제를 강화해 왔다.

호다 니쿠의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의견을 넘어, 이란 현대사의 단면을 드러낸다. 팔레비 왕조 시절의 자유와 번영에 대한 향수, 혁명 이후 47년간 누적된 사회적 긴장, 그리고 최고지도자의 갑작스러운 공백이 만들어낼 변화의 가능성까지.

이란이 다시 개방과 자유의 길로 향할지, 혹은 또 다른 권력 재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테헤란과 서울을 잇는 이름처럼, 두 도시의 역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속에서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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