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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연민의 아이콘, 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 편집국
  • 등록 2025-12-30 02:44:48
  • 수정 2025-12-30 02: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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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지트 바르도/사진=구글

프랑스의 대표 배우이자 세계적인 동물권 운동가 브리지트 바르도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프랑스 남부 자택에서 생을 마감한 그의 부고가 전해지자, 프랑스 안팎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한 문화 아이콘을 향한 깊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1934년 파리에서 태어난 바르도는 패션지 모델로 주목받은 뒤 1952년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름의 머리글자를 딴 ‘B.B.’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1956년 영화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를 통해 당대의 상징적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미국의 마릴린 먼로,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함께 20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비교되곤 했다.


그러나 바르도의 진정한 유산은 화려한 스크린 너머에 있었다. 그는 1973년 전격 은퇴 후 동물보호 활동에 인생을 바쳤고, 1986년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을 설립해 전 세계 동물복지 문제를 공론화했다. 사냥, 모피 산업, 동물 학대에 대한 그의 목소리는 때로는 거칠었지만 일관되게 ‘연민’이라는 원칙을 향했다.


생전에 애견들과 함께한 브리지트 바르도/사진=구글

한국 사회에도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바르도는 생전 한국의 개식용 문화를 “야만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보신탕 문화가 더 이상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1994년에는 당시 대통령에게 개고기 금지를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내 국제적 논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은 불편함을 동반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사회가 동물복지와 식문화의 윤리를 성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오늘날 한국은 법·제도와 사회 인식의 변화 속에서 개식용 종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는 바르도의 주장처럼 ‘외부의 비난’ 때문만은 아니다. 다만, 인간의 편의와 관습이 생명의 존엄을 압도해 왔던 과거를 되돌아보고, 더 나은 기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축적된 결과다. 바르도의 직설은 그 논의의 불씨 중 하나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프랑스에서는 국가적 애도가 이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그녀는 자유로운 삶과 프랑스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한 인물”이라며 “세기의 전설을 애도한다”고 추모했다. 배우 **피에르 아르디티**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동물복지 단체들 역시 바르도의 집요한 헌신에 감사를 전했다.


바르도는 완벽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의 급진적 발언과 논쟁적 행보는 숱한 반발을 불러왔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동물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고, 침묵 대신 행동을 선택했다. 오늘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한국 사회 역시 질문 앞에 서야 한다.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돼 온 관습이 생명에 어떤 대가를 요구해 왔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말이다.


자유와 연민을 동시에 요구했던 한 배우의 퇴장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더 인간적인 사회로 나아가라는 숙제이자,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묻는 질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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