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엄정숙 변호사 "전세금반환소송 지연이자 '5%→12%' 급변…약정이자 활용해야"
  • 편집국
  • 등록 2025-09-16 22:38:11

기사수정

엄정숙 변호사/이미지=구글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소송을 제기할 때 가장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지연이자'다. 임대인이 전세보증금 반환을 늦출 때 언제부터 얼마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느냐는 실질적 손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2024년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전세금반환소송 본안소송 접수는 2023년 7,789건으로 전년(3,720건) 대비 약 109.4% 급증했다. 같은 해 명도소송 접수도 35,593건으로 전년(29,910건) 대비 약 19.0% 증가해, 전세금 반환과 점유 회복을 둘러싼 분쟁이 동시에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6일 부동산 전문변호사 엄정숙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는 "전세금반환소송에서 지연이자 산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법리가 적용된다"며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엄 변호사에 따르면, 민법 제390조와 제397조에 따라 임차인이 집을 완전히 비워주고 열쇠를 넘긴 다음날부터 임대인은 전세보증금 반환 의무를 지체하게 된다. 이때부터 연 5%의 법정이율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법도 전세금반환소송센터의 내부통계에 따르면, 관리사례 180건(2013~2021년) 기준 전세금 반환 소송의 소요기간 중앙값은 약 3개월, 전세금액 중앙값은 약 9,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표본에서 경매신청 병행 비율은 약 21.7%였다.


다만 엄 변호사는 "임차인이 갈 곳이 없어 이사를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연손해금은 청구할 수 없고 원금만 청구가 가능하다"며 "인도의무를 완전히 이행해야 임대인의 지체책임이 시작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송이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소촉법) 제3조는 소장 부본이 임대인에게 송달된 다음날부터 연 12%의 높은 이율을 적용한다.


엄 변호사는 "임대인의 지연 변제를 억제하고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특례 조치"라며 "통상적으로 임차인이 이사를 마친 다음날부터 소장송달 전날까지는 연 5%, 소장송달 다음날부터 실제 변제일까지는 연 12%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엄 변호사는 "소송 전에는 대출 의지가 전혀 없던 임대인들이 소장송달을 받고 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급하게 변제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며 "연 12%라는 높은 이자율이 임대인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엄 변호사는 약정이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세계약서에서 지연이자율을 법정이율보다 높게 정했다면, 임차인은 더 높은 약정이자율로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계약서에 '연 15%'로 약정했다면 민법상 5%나 소촉법상 12%보다 높은 15%를 적용받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변제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법원은 이 경우 소촉법상 12% 이율을 적용하지 않고 민법상 연 5%만 인정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엄 변호사는 "법원은 임대인이 소송 계속 중 채무를 이행했다면 임차인의 권리실현이 이미 이뤄진 것으로 보고 소송촉진법상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했더라도 임대인이 중간에 변제하면 임차인은 기대했던 12% 이자를 모두 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엄 변호사는 임차인과 임대인 양측에 구체적인 조언을 제시했다.


"임차인이 지연손해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면 인도의무를 완벽히 이행해 임대인의 지체 상황을 명확히 만들어야 한다"며 "아울러 소송을 신속히 제기해 소촉법상 특례 적용 구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임대인에게는 "소송이 진행 중이라도 빠른 시일 내 보증금을 변제하면 고율 이자 부담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엄 변호사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보증금이 수억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 연 5%와 12%의 이율 차이는 상당한 금액으로 이어진다"며 "전세금반환소송의 지연이자는 권리행사 시기와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분쟁 당사자들이 관련 법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세계인플루언서협회 공식 출범…글로벌 산업 네트워크 강화 나서 지난 3일 세계인플루언서협회가 공식 출범을 알렸다. 협회는 급성장하는 인플루언서 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국제적 비즈니스 트렌드에 발맞춘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현재 인플루언서 산업은 개인 블로거 중심의 활동을 넘어 전문 에이전시, 콘텐츠 제작사, 행사·이벤트 기획사 등으로 확장하며 다.
  2. 빗썸, 정우성·전종서 브랜드 모델 발탁 배우 정우성과 전종서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새로운 얼굴이 됐다. 빗썸은 11일 두 배우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정우성은 다양한 장르에서 꾸준히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신뢰감을 쌓아온 대표 배우다. 전종서는 독창적인 개성과 세련된 이미지로 주목받으며 차세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두 배우의 만...
  3. 차인표, 소설 ‘인어사냥’으로 황순원문학상 신진상 수상 황순원기념사업회는 지난 5일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작가상은 주수자의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 시인상은 김구슬의 ‘그림자의 섬’, 신진상은 차인표의 ‘인어사냥’, 황순원 양평문인상 대상은 강정례의 시집 ‘우리 집엔 귀신이 산다’가 각각 선정됐다.차인표는 전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 소설을 읽..
  4. 버스 안내양, 그리고 사라진 목소리를 그리워하며 “이번 정거장은 개봉 사거리입니다~ 내리실 분 없으면 오라이~.”1980년대 서울 시내를 달리던 버스 안, 안내양의 목소리는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유난히 따뜻하게 들렸다. 정류장을 알리고, 승객의 요금을 거두고, 때로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던 안내양은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라 버스라는 작은 세계의 ‘친절한 주인공’이었다....
  5. 엄정숙 변호사 "전세금반환소송 지연이자 '5%→12%' 급변…약정이자 활용해야"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소송을 제기할 때 가장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지연이자'다. 임대인이 전세보증금 반환을 늦출 때 언제부터 얼마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느냐는 실질적 손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2024년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전세금반환소송 본안소송 접수는 2023년 7,789건으로 전년(3,720건) 대비 약 109.4% 급증했.
  6.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 참여 9월 15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가 참석했다. 이씨는 이날 입영식에서 해군 장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씨는 복수 국적을 보유한 상태로,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바 있다.입영식에는 이지호씨의 어머니인 임세령 대상그..
  7. 셀트리온,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프로그램 ‘셀온’ 1기 돌입, 이달 17일까지 지원자 모집… 바이오 산업 맞춤형 … 셀트리온은 바이오 산업 성장에 필요한 인재 수요에 대응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셀온(Cell-On)’ 1기를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이번 프로그램은 보건복지부가 총괄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프로그램 운영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셀트리온은 ..
  8. 보톡스, 일상 속 시술이지만 ‘정품·정량’ 오해 여전 보톡스는 주름 개선뿐 아니라 턱선 정리, 승모근 이완 등 다양한 미용 목적에 활용되며 이미 일상적인 시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대중화된 만큼 ‘정품’과 ‘정량’에 대한 오해도 적지 않다.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보톡스는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정식 제품이다. 흔히 말하는 ‘가짜 보톡.
  9. “초코파이 1050원 절도 사건, 법정까지 간 이유는?”....재판부, 항소심에서도 논의 예정 지난 18일 전주지법 제2형사부에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회사 냉장고에서 1050원어치의 간식을 꺼내 먹었다는 혐의로 기소된 협력업체 직원 김모 씨의 사건이 다뤄졌다. 김 씨는 초코파이(450원)와 커스터드(600원)를 꺼내 먹은 혐의로 절도죄로 기소되었으며, 이 사건은 법정까지 가게 된 배경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불러일으켰다.변호..
  10. 교촌치킨, 꼼수로 중량 줄이고 닭가슴살 섞어… 소비자 기만 논란 확산 치킨업계 1위 교촌치킨이 순살 치킨의 조리 전 용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닭다리살 대신 닭가슴살을 섞어 사용하면서 소비자 기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원재료를 바꾸고 중량까지 줄인 사실이 알려지자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반면 경쟁사 노랑통닭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노랑...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