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스/사진=구글
1990년대 한국 힙합의 시작을 알렸던 듀스가 돌아온다. 해체와 함께 멈춘 시계가 30년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상을 떠난 고(故) 김성재의 목소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팬들 앞에 다시 서게 된다.
“듀스의 4집이 있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번 작업은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서울 강남의 한 녹음실에서 만난 이현도의 목소리에는 설렘과 다짐이 동시에 묻어났다.
20대의 열정, 다시 무대 위로
1993년, 뉴잭스윙의 리듬과 당당한 랩으로 시대를 흔들었던 듀스. ‘나를 돌아봐’, ‘여름 안에서’는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세대를 상징하는 노래로 남았다. 그러나 1995년 해체 선언과 김성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팬들의 기억을 그 자리에서 멈추게 했다.
그 후로도 미완성곡에 이현도가 랩을 얹어 만든 ‘사랑, 두려움’이 발표되었지만, 팬들에게는 늘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빈자리를 채우려는, 그리고 시간에 갇힌 청춘을 다시 무대 위로 올리려는 시도다.
김성재의 목소리, 다시 노래하다
AI 기술로 되살릴 김성재의 목소리는 단순한 모사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생전 노래에서 추출한 음색과 감정을 학습해, 새로운 곡에 혼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이현도의 랩과 프로듀싱이 더해져 ‘듀스다운’ 음악이 완성될 예정이다.
“90년대의 듀스를 아는 세대에겐 그 시절의 기억을, 요즘 세대에겐 ‘이 노래,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멋있다’는 반응을 얻고 싶습니다.”
이현도의 눈빛은 과거를 기리는 동시에 미래를 향해 있었다.
비극이 아닌, 빛나는 기억으로
올해는 김성재의 30주기. 이현도는 이번 작업을 통해 성재를 비극의 상징이 아니라 빛나는 청춘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는 이미 유족에게 동의를 얻고, 목소리 복원을 위한 기술 파트너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는 늘 성재의 죽음에만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대 위에서 빛나던 성재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헌사이자 약속입니다.”
새로운 도전, 또 다른 첫걸음
듀스의 부활과 함께 이현도는 새로운 길도 준비하고 있다. 직접 설립한 와이드컴퍼니를 통해 아이돌 육성과 글로벌 오디션을 추진한다. 2027년 신인 보이그룹 데뷔를 목표로, 그는 가수이자 프로듀서, 그리고 기획사 대표로서 다시 무대 위에 선다.
다시 뛰는 비트, 멈추지 않는 청춘
듀스의 음악은 한 세대를 흔든 리듬이었고, 청춘의 고백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목소리는 시간의 벽을 넘어 다시 들려올 준비를 하고 있다.
30년 전 청춘의 뜨거운 비트는 여전히 현재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