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유튜브 갈무리
태아의 선천성 심장 결함(CHD)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고해상도 초음파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선천성 심장 결함을 97%의 정확도로 감지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선천성 심장 결함은 태아 상태에서 발생하는 심장의 구조적 이상 또는 기능 장애를 의미하며, 신생아 1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이환율과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특히 소아 심장 전문의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전문의 수가 적어 접근성이 낮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계는 AI 기술을 활용한 진단 보조 시스템 개발에 주목했다.
현지 시간으로 2일 미국 덴버에서 열린 미국 모태의학회 학술대회(SMFM 2025)에서는 마운틴 시나이 의과대학 제니퍼 램 라흘린(Jennifer Lam-Rachlin)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미국 내 11개 대학병원에서 수집한 고해상도 태아 초음파 검사 데이터 약 4,000건을 AI에게 학습시킨 후, 이를 실제 진단 과정에 적용해 검증했다. 그 결과, 산부인과 의사들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았을 때 선천성 심장 결함 진단 정확도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정확도(ROC AUC):
민감도:
특이도:
뿐만 아니라, 평균 판독 시간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경우 226±218초로,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274±241초)보다 짧았다. 이는 인공지능이 단순히 정확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진단 효율성도 개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니퍼 램 라흘린 교수는 "인공지능 도입으로 산부인과에서도 선천성 심장 결함을 매우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게 됐다"며 "소아 심장 전문의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선천성 심장 결함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임산부들은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선천성 심장 결함을 감지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생명을 조기에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고해상도 초음파와 인공지능의 결합이 의료 분야에서 얼마나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선천성 심장 결함과 같은 중대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의료 접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 세계적으로 태아 및 신생아 건강 관리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의료 분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본격적으로 실현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