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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신약, 비만약...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
  • 편집국
  • 등록 2024-05-04 21: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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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글 

약이 없던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개발한 치료제가 '혁신 신약'이다. '세상에 없던 약'이자 새 치료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혁신 신약은 일반인은 물론 의사에게도 환영받는 반가운 존재다. 최근 세계 의료계가 주목하는 혁신 신약의 '대표 주자'는 단연 비만치료제다. 


'삭센다'에 이어 '위고비', '젭바운드' 등 효과적인 비만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며 의료 현장은 물론 글로벌 제약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시판되는 비만치료제 삭센다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다. 


한 대학병원 비만클리닉 교수는 "물량이 없는데 의사들도 너나없이 써보려고 해 병원에서 비만 치료하는 교수에게만 처방 권한을 열어야 할 정도로 인기"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부분의 비만치료제에 든 핵심 성분은 음식물을 먹을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GLP-1'이라는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GLP-1 유사체'다. GLP-1은 췌장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떨어뜨린다. 뇌의 '식욕 중추'인 시상하부를 자극해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위 운동을 늦춰 소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어 식욕을 떨어뜨린다. 밥을 먹을 때 배가 불러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도 이 호르몬 때문이다.


비만치료제의 다이어트 효과는 강력하다. 임상시험 결과, 비만치료제를 1년 이상 사용하면 삭센다는 평균 체중이 5% 이상, 위고비는 15%, 젭바운드는 26% 정도 줄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는 "고혈압·당뇨병과 달리 비만은 그동안 약효가 강력하지 않아 식단·운동 등 비약물 요법이 강조된 게 사실"이라며 "약만 써도 모든 


질병의 근원인 비만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뇌 신경 분야에서는 지난해 등장한 치매약 '레켐비'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으며 급부상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뇌 속에서 신경독성을 가진 아밀로이드 베타(Aβ)란 물질이 쌓이며 신경세포가 죽는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시공간을 헷갈리거나 성격·감정마저 변화한다. 레켐비는 이런 아밀로이드 베타에 결합해 뇌에 쌓이는 것을 막는 항체 기반 치료제다.


레켐비는 정맥주사로 2주에 한 번씩 투약한다. 1년간 맞을 시 3000만원 정도 든다.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18개월 동안 레캠비를 투약한 환자는 모양과 색이 비슷한 가짜 약(위약) 투여 환자보다 인지 능력 감소가 27%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걸리면 죽는 병'이라 했던 암 역시 항암제의 발전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병'으로 변모하고 있다. 세포독성·표적·면역 항암제 등 작용 방식이 다른 항암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부작용은 적고 치료 효과는 강력해졌다.


특히, 이달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는 암만 골라 타격하는 표적 항암제(트라스트주맙)에 세포독성 항암제(데룩스테칸)를 결합한 혁신 신약으로 뛰어난 효과를 자랑한다. 급여 허가에 영향을 미친 임상 연구 결과 엔허투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암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기간(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 mPFS)을 기존 치료제(캐싸일라) 대비 4배 이상 늘렸다. 엔허투 건보 적용 전 머니투데이와 만난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평생 보지 못할 것 같던 생존율 향상 그래프를 볼 수 있었다"며 놀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40만 명 이상 병원을 찾는 비알코올성 지방간(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도 지난달 세계 최초의 치료제인 '레즈디프라'가 등장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종전에 살을 빼거나 간 보호제, 항염증제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치료했던 지방간에 직접 작용하는 명실상부한 '치료제'가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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