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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난임 지원법에 의·한 갈등
  • 홍승환 편집국장
  • 등록 2024-01-31 23: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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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의협, 기자회견 열고 철회 요구 "근거 없고 유산 위험 3.6배"

출처=구글 

한의약난임치료지원법을 둘러싸고 의·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의료계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치료를 확대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무시하는 판단이라고 지적하는 반면, 한의계는 이 같은 주장이 직역이기주의라고 맞서고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전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한의약난임치료지원법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내용을 담은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철회라고 요구했다.

한의약난임치료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근거를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개정안은 한의약난임치료비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의협은 한의약난임치료 성과 지표가 자연임신율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관련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017∼2019년 시행된 지자체 한의약난임사업 결과, 한의약난임치료의 임상적 임신율은 12.5%로 난임 여성 자연임신율 24.6∼28.7%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


이와 관련 의협 이필수 회장은 "한의약난임치료가 실제 난임으로 고통받는 난임 부부에게 적절한 치료 방안으로 기능하기 위해선 안전성·효과성 등 명확한 과학적 입증이 우선돼야 한다"며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철회하고 이제라도 한의약난임치료사업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그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근거를 엄격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한의약대책특별위원회는 한의약난임치료가 오히려 유산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동국대 한의대 김동일 교수가 2019년 발표한 한의약난임치료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총 13명이 임신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6명이 출산에 실패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


이와 관련 의협 한특위 김교웅 위원장은 "최근까지 발표된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한의약난임치료는 임신 성공률은 높여주지 못하면서 오히려 유산 위험만 증가시킬 수 있다"며 "김동일 교수 연구와 2016년 연세대 미래캠퍼스 의대 김춘배 교수팀 보고서를 종합하면 한약 복용 후 3개월 이내 임신한 여성의 출산 실패율은 복용 3개월 이후 임신 여성의 3.6배"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학교실 최영식 교수 역시 "난임 부부 지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환영한다. 하지만 한의약난임치료는 임신율을 높인다는 근거가 부족하고 오히려 유산의 위험을 높여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객관적 연구 및 자료 확보, 투명한 공개가 선행돼야 하며 근거 없는 지원법은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저출산으로 인한 대한민국 존폐 위기에도 의사들은 직역이기주의 행태만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의약난임치료는 십여 년간 수많은 지자체 사업으로 효과가 검증됐으며 보건복지부 연구 결과에서도 의과 인공수정보다 높은 14.44%의 성공률을 보였다는 것, 관련 설문조사에서 난임부부의 96.8%가 정부 차원의 한의난임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도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은 올해 출산율이 0.6명 선으로 붕괴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출산의 의지가 있는 국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는 주장이다. 또 한의약난임치료를 비판하기 전에 임신 성공률 0%를 기록한 의료기관 등 의과 내부 문제를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난임 가족을 지원하는 것은 개인적인 아픔을 치유하는 일이자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일"이라며 "왜곡된 자료와 극단적 직역이기주의 행태로 딴지를 놓고 방해하는 일부 의사단체의 행태는 국민의 아픔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밥그릇으로만 보는 시선이다. 대한민국 출산율 반등을 위해서라도 의사들은 전향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출처: 메디컬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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