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사진=구글그룹 뉴진스를 둘러싼 분쟁이 결국 법정으로 향했다. 어도어는 전 멤버 다니엘과 그의 가족 1인, 그리고 민희진 전 대표를 상대로 약 43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아이돌 산업에서 ‘신뢰’와 ‘계약’이 얼마나 중대한 가치인지 다시 한번 확인되는 대목이다.
어도어는 다니엘에 대해 전속계약과 저촉되는 계약 체결, 독자적 연예 활동, 회사 및 그룹의 명예·신용을 훼손하는 행위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시정 요구가 있었음에도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신뢰가 붕괴됐다는 설명이다. 전속계약은 아티스트 개인의 자유를 전면 부정하는 족쇄가 아니라, 막대한 투자와 보호, 그리고 공동의 책임이 전제된 약속이다. 그럼에도 다니엘의 선택은 이 약속의 무게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개인 판단을 앞세운 것으로 비친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드러난 부모의 역할이다. 미성년 또는 사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티스트에게 조언하고 보호해야 할 보호자가, 분쟁의 한 축으로 지목될 만큼 깊숙이 개입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업계의 관행과 계약 구조를 알면서도, 혹은 알 수 있었음에도 감정적 대응과 편향된 판단을 키웠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과적으로 당사자인 다니엘이 감당해야 할 법적·금전적 부담을 키운 셈이다.
오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는 민희진 전 대표 역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어도어는 이번 전속계약 분쟁의 배후로 민 전 대표를 지목하며,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자이자 제작자로서 아티스트의 미래와 팀의 존속을 최우선에 두기보다, 자신의 분쟁 국면에 아티스트를 끌어들였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책임 방기다. 영향력이 큰 인물이 남긴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이제 막 커리어를 쌓아가던 아티스트에게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다른 멤버들인 해린과 혜인은 일찌감치 어도어 복귀를 결정했고, 하니 역시 복귀를 선언했다. 민지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상황에서도 선택은 달랐고, 그에 따른 결과 역시 달라지고 있다. 이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회사 대 아티스트’ 구도가 아니라, 각자의 판단과 책임이 어떻게 분기점을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어도어는 왜곡되고 편향된 정보가 오해를 키웠다고 설명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계약보다 앞선 선택이 결국 431억 원이라는 숫자로 되돌아왔다는 사실이다. 다니엘과 그의 부모, 그리고 민희진 전 대표가 이번 사태를 통해 되짚어야 할 것은 ‘누가 옳았는가’가 아니라,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다. 아이돌 산업은 꿈으로 시작되지만, 끝까지 꿈으로만 남을 수는 없다. 계약과 신뢰를 가볍게 여긴 대가는, 생각보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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