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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응급실 공백 채우기 위한 공중보건의 파견 논란
  • 홍승환 편집국장
  • 등록 2024-09-06 00: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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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주시청

충주시가 관내 응급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중보건의를 무리하게 파견한 것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국대충주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충주시는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공보의를 응급실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보의는 의대를 갓 졸업한 일반의 또는 인턴으로, 응급의학과 전문 훈련을 받은 경우가 드물어 응급의료 공백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보의의 역할 한계 지적

실제 응급실에 파견된 공보의들은 단순 보조 업무만을 수행할 뿐, 전문적인 진료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주시는 파견 예정인 공보의 8명 중 3명의 일반의와 응급의학과 전공이 아닌 5명에게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준의 역할을 부여하려 했다.


특히 충주의료원으로 파견 명령을 받은 A공보의는 "응급실 보조 업무를 맡는다고 생각했지만, 의료원에서는 전문의 백업 없이 응급실에서 상주하며 환자를 진료하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어려워하는 업무를 일반의가 수행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해당 업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행정 절차 문제도 지적

문제는 이러한 무리한 인력 배치 외에도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다. 충주시와 충주의료원 간에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파견 명령이 내려졌고, 공보의들 역시 본인의 파견 여부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결정이 내려졌다.

A공보의는 파견된 병원 측으로부터 “왜 갑자기 충주로 복귀하냐”는 말을 듣고 나서야 자신


이 충주로 복귀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보건소 담당 공무원에게 확인했을 때도, 처음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된 것"이라며 파견 확정이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으나, 다음 날인 29일 공문을 통해 30일 충주 근무가 이미 확정된 것을 확인했다.


A공보의는 "이 과정에서 공보의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응급실에서 부적절한 업무를 강제했다면, 환자에게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절차를 형식적으로 맞추는 행정 편의주의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복지부, 군의관 투입 가능성 시사

한편,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가급적이면 군의관을 투입해 정상적인 진료를 유도하겠지만, 불가한 경우에는 공보의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응급의료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응급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보의 제도의 한계행정의 절차적 미비가 드러난 사건으로, 충주시의 향후 대응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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