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글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숙련 교수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 연구팀이 대변 이식이 전이성 고형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세계 최초의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최근 생명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Cell Host & Microbe)에 게재되었다.

연구 배경 및 방법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암이 진행된 4기 전이성 고형암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치료에 최소 6개월 이상 반응을 보인 환자의 대변을 이식한 후, 다시 면역항암제 치료를 실시했다. 대변 이식 전, 수혜자에게 경구 항생제를 투여해 장내 미생물을 제거한 후, 공여자의 대변에서 미생물만을 분리하여 대장 내시경을 통해 이식했다.

주요 결과

연구 결과, 대변 이식을 받은 13명 중 1명은 암이 부분 관해 상태에 이르렀고, 5명은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안정 상태를 보였다. 특히, 한 전이성 간암 환자는 대변 이식 후 암 크기가 48% 감소했으며, 종양 표지자 검사 수치도 급격히 감소하는 드라마틱한 결과를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절반의 환자에서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다시 나타났다.

새로운 유익균 발견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는 새로운 유익균 '프레보텔라 메르대 이뮤노액티스'를 발견했다. 이 균주는 면역세포인 T세포와 함께 배양했을 때 인터페론감마의 생산을 유의미하게 증가시켰으며, 동물 실험에서도 암 크기를 50% 이상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억제하는 유해균으로 '박테로이데스 플레비우스'와 '락토바실러스 살리바리우스'를 확인했다.

향후 연구 방향

박숙련 교수는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 효과적인 치료법이 사라지는 것과 같아, 장내 미생물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한수 교수는 "장내 미생물 조합과 암 면역 반응 최적화 연구를 통해 암 치료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대변 이식이 전이성 고형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암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