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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의 해외 이전 심각
  • 홍승환 편집국장
  • 등록 2024-08-05 23: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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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사진=삼성전자 

최근 미국 제조기업의 복귀를 지원하는 단체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의 2023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창출된 신규 일자리 28만7299개 중 14%가 한국에서 나왔다. 이는 한국이 미국 일자리 기여도에서 세계 1위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한국 내 제조업 기반은 약화되고 있다.


제조업의 해외 이전

한국 제조 기업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공장을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첨단기술 기업들 또한 정책 보조금이 풍부한 미국과 유럽으로 이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22년 한국으로의 순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국내총생산(GDP)의 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0위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ODI)는 22.2% 증가하여, 2022년에는 633억8000만 달러(약 87조7800억 원)에 달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에 2조 원 규모의 태양광 및 반도체 폴리실리콘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더불어, 말레이시아의 저렴한 인건비와 수력 발전을 통한 RE100 요건 충족 등의 이유로 이루어진 선택이다. 또한, SK넥실리스도 원가 절감을 위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2차전지 소재 동박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경직된 국내 규제와 기업 환경

한국 내 규제 환경의 경직성 또한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샴푸 및 린스 제조업체 A사는 반려동물 관련 용품 시장에 진출하려 했으나, 국내 규정 상 기존 설비를 사용할 수 없어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해외의 유치 경쟁과 한국의 대응 과제

해외 국가들은 한국의 첨단기술 기업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경제에서 디지털·기술 기반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다수의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각 주의 주지사들 역시 한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텍사스는 반도체법을 따로 마련해 반도체 산학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조지아주는 외국 기업들에게 세액 공제와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한 필요성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이 첨단기술 대기업들과 관련된 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국내에서 확장하고, 대기업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의 수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의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확장이 중요하며, 반도체 외에도 다양한 신산업을 육성하여 글로벌 산업자본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제조업의 해외 이전을 막고, 기업들이 국내에 머무르도록 하기 위해 보다 경쟁력 있는 규제 및 정책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첨단기술 산업의 생태계를 강화하여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를 촉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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