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통령 탄핵과 권한대행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 홍승환 편집국장
  • 등록 2024-12-25 20:29:47
  • 수정 2025-01-01 05:08:02

기사수정

미국 백악관/사진=구글

우리나라 헌법상 대통령 권한대행 제도에는 심각한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현행 제도는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


현재 헌법은 대통령 유고 시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무총리는 국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하다. 또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은 국민적 대표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통령 탄핵 시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탄핵 사유와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국정 운영의 정당성과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헌법 개정을 통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 부통령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대통령과 함께 국민이 직접 선출한 부통령이 권한을 승계하도록 함으로써 민주적 정당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부통령제를 신설하지 않는 경우 미국처럼 상원의장이나 국회의장이 권한대행을 맡도록 해야한다. 선출된 사람이 승계를 받도록 하고 남은 임기를 마무리 짓도록 해야한다. 이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수장이 국정을 책임지게 함으로써 민주주의 원칙에 더 부합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아울러 대통령 탄핵 절차에 있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헌법재판소가 탄핵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구조는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은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하는 것은 모순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9명 모두 선출직으로 하면 해결된다. 


아니면 미국처럼 양원제로 해서 상원을 99명으로 신설해서 국회의원 선거때 같이 선출하고 상원은 대통령 탄핵, 국무위원 탄핵, 군대의 해외 파병, 전쟁, 국제 조약, 특검임명, 헌법재판관 임명, 대통령 거부권 재의결 등에 대해서 결정권을 부여하면된다. 99명이니 50명이상 찬성으로 결정하면 된다. 상원의 경우 별도의 비례대표 형태로 선출하면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게 된다.  


일반 국회의 경우에도 대통령에 대한 탄핵기준을 200석이 아니라 제적의원 3/5으로 해야한다. 200석으로 하는 경우 여당이 101석만 확보하는 경우 대통령의 비리나 내란 외환을 일으켜도 탄핵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거부권에 대한 재의결도 상원에서 과반으로 처리하거나 국회에서 제적의원 3/5으로 낮춰야 한다. 이번에 정말 심각한 문제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탄핵 의결 정족수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여야 간 입장차가 극명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200명이상이 되야한다는 일부 소수의견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생각해보면 간단한 문제이다. 대통령제를 세계에서 최초로 만든 국가는 미국이고 다른 국가들은 미국의 대통령제를 기반으로해서 대통령제를 조금씩 변형해서 시행하고 있다. 권한대행이 실제로 대통령직을 승계해서 잔여 임기를 보내는건지 아니면 단순히 임시로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는지만 확인해보면 알 수 있는 간단한 문제이다. 


미국의 경우,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반면, 한국은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단순히 대행할 뿐이다. 따라서 한국의 국무총리는 미국의 부통령이나 상원의장과 달리 남은 임기를 승계받는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대통령 선출 전까지 잠시 역할 대행을 할뿐이다. 일례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액션 등을 대행해주는 역할 대행 배우에게 상을 주지는 않는다. 


미국은 부통령이나 상원의장이 새로운 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이고 한국은 총리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직무를 대행할 뿐이다. 따라서 국무총리를 탄핵하는데 대통령 탄핵의 기준을 적용하자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주장은 말장난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   


우리는 지금 중대한 헌정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를 계기로 대통령 권한대행 제도를 비롯한 헌법 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주권 원칙에 충실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살며 살며’, 홍정애 작가의 따뜻한 출판기념회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다 지난 11일, 충북 음성에서 열린 홍정애 작가의 ‘살며 살며’ 출판기념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작가의 첫 번째 산문집 ‘살며 살며’를 기념하는 자리로, 많은 팬들과 독자들이 참석해 작가와의 소통을 이어갔다.행사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역말풀갤러리에서 열렸으며, 작가의 진심이 담긴 인사말과 함...
  2. 일본, 30번째 노벨상에 환호…사카구치 “암도 고칠 수 있는 시대 반드시 온다” 일본이 다시 한 번 노벨상의 영예를 안았다.오사카대 명예교수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 76)이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자, 일본 언론과 국민들은 6일 일제히 환호했다.사카구치 교수의 수상으로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총 30명, 이 가운데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6명째다.면역의 ‘브레이크’를 밝힌 연구사카구치 ..
  3. 한류문화관광총연합회, 필리핀 세부 ‘시눌룩 축제’와 MOU 체결 한류문화관광총연합회(회장 장한식)가 2026년 필리핀 대표축제인 ‘세부 시눌룩(Sinulog) 축제’와 문화 교류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 전통공연단이 축제 공식 무대에 오르며, 한류문화의 세계적 확산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시눌룩 축제는 매년 1월 셋째 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문화행사로, 아기 ...
  4. [스포츠 속으로] 한국야구의 황금세대는 왜 다시 오지 않는가 1990년대 초, 한국 야구는 천재 투수들의 시대였다. 조성민, 임선동, 박찬호, 정민철, 손경수, 염종석, 차명주.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던 세대였다. 140km 직구가 고속구로 불리던 시절, 이들은 이미 150km를 던졌다. 투구 밸런스, 제구, 구위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고교 대회는 관중으로 가득했고, 대학야구는 방송 중계의 주역이었다. 젊은...
  5. ‘황제 경호’가 아니라 ‘연예인 특권’…변우석 공항 논란이 보여준 한국 연예계의 민낯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경호 작전 현장’처럼 만든 배우 변우석의 경호원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그러나 단순히 경호원 개인의 일탈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한국 연예계의 ‘과잉 경호 문화’, ‘공개 팬쇼식 이동 관행’, 그리고 ‘소속사의 책임 회피’라는 오래된 병폐를 그대로 드러냈다.인천지...
  6. 한국, 1인당 라면 소비 세계 2위…베트남이 1위 차지 한국이 지난해 1인당 79개의 라면을 소비하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라면을 많이 먹는 나라로 나타났다.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1인당 라면 소비 1위는 81개를 기록한 베트남이 차지했다.베트남과 한국에 이어 태국(57개), 네팔(54개), 인도네시아(52개), 일본(47개), 말레이시아(47개), 대만(40개), 필리핀(39개), 중국(홍콩 포함·31개) ...
  7. 먹방, 이제 그만 좀 합시다! 한때 ‘국민 힐링 콘텐츠’로 불리던 먹방이 이제는 대중의 피로와 냉소를 동시에 사고 있다. KT ENA가 인기 유튜버 쯔양을 앞세워 내놓은 예능 ‘어디로 튈지 몰라’가 대표적이다. 첫 방송 시청률은 0.7%였지만 2회 0.5%, 3회 0.3%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시청률이 사라진 셈이다.수천만 구독자를 거느린 먹방 유튜버가 등장해도 시청.
  8. [살며 살며] 2. 큰마차 오늘은 학교 끝나고 외가에 들려 막내이모 손잡고 오너라작은마차서 큰마차까지 가도 가도 오솔길소나무 가지들이 손 맞닿아 있는 이 길을 내 동생 영래랑 어떻게 다니지걱정이 되고 무서운 마음으로 집에 도착했는데방은 좁고 안채 바깥채 추녀는 맞닿아 놀 수도 없을 것 같고책 보따리를 확 내던지고 엉엉 울었다 왜 이런 골짜기까지 왔..
  9. 샌디에이고, 한심한 판정 하나에 무너진 와일드카드 탈락 … MLB는 왜 아직도 ‘눈대중 스트라이크’인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오심 하나에 무너졌다.기술이 아닌 ‘감’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정하는 메이저리그의 고질적인 문제는, 이번에도 팀의 운명을 갈랐다.3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에서 샌디에이고는 시카고 컵스에 1-3으로 패했다.이로써 컵스는 디비전...
  10.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의 산증인, 투다리 창업주 김진학 회장 별세 1987년 ‘제물포 작은 꼬치구이’에서 시작해 30년 외식 프랜차이즈 역사의 상징이었던 투다리의 창업주 김진학(향년 78세) 이원 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오후 8시 41분 인천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회사 측이 8일 밝혔다.전남 진도 출신인 고인은 목포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포항제철 근무를 거쳐, 35세 때 7급 공무원 시험에 합...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