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일본에서 홍역 환자가 200명을 넘어 지난해의 5배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 관광객이 자주 찾는 후쿠오카에서 ‘일면식 없는 감염’이 확인돼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후쿠오카현에서는 이달 들어 홍역 환자가 5명 발생했다. 후쿠오카시에서는 40대 남성이 이달 초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같은 건물에 머물렀던 생후 0세 여아가 지난 16일 확진됐다. 보건당국은 두 사람 간에 직접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어 공기 전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해당 여아가 14일 사가현 타쿠시의 한 카페에 약 1시간 체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가현은 같은 시간대 카페 이용자들에게 21일간 건강 상태를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확진자들은 지하철, 지방정부 청사, 게임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했으며, 한 환자는 오이타현의 테마파크에 8시간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JIH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13일까지 일본 내 홍역 환자는 205명으로, 지난해 연간 45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에는 744명까지 발생했으나 팬데믹 기간에는 연간 10명 이하로 줄었다가, 최근 여행 재개와 함께 재확산되는 양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전세계 홍역 환자가 약 36만 명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예방접종률 저하와 해외 이동 증가가 확산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홍역 환자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9일까지 환자 수는 68명으로 전년 동기(47명) 대비 1.4배 증가했다. 이 중 72.1%(49명)는 해외에서 감염된 뒤 국내에서 확진된 사례였다. 주요 감염 국가는 베트남(42명), 남아프리카공화국(3명) 등이다.
질병관리청은 홍역 예방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반드시 접종을 완료하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해외 방문 이력을 알릴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