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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닌데, 왜 금주라고 쓰세요?”
어린이집 교사 A씨는 최근 어이없는 전화를 받았다. 알림장에 ‘금주 행사 안내’라고 적었다가 한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이다. ‘금주(今週)’라는 단어가 ‘술을 금한다’는 뜻으로 오해된 탓이다.
A씨는 당황하지 않고 설명했다. “어머님, ‘금주’는 이번 주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사전이 아닌 감정이었다.
“그렇게 어려운 단어를 왜 써요? 그냥 ‘이번 주’라고 하면 되잖아요. 짜증 나게.” 그러고는 이어지는 막말.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까 어린이집 선생이나 하고 있지.”
단어 하나로 불붙은 이 대화는, 단순한 오해를 넘어 문해력과 태도의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A씨는 “누군가의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딸이고, 아내이며, 엄마이기도 하다”며 “단어가 어렵게 느껴지면 검색해보면 되는 일 아닌가요?”라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이 SNS에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멍청한데 당당하기까지 하다”, “아이보다 부모 교육이 더 시급해 보인다”, “교사한테 갑질도 모자라 인격 모독까지 하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문해력 저하’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이제는 타인에 대한 무례로 번지고 있다. 단어를 모르고 오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오해를 상대방에게 돌리고, 되레 목소리를 높이는 태도는, 단어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정말 불편했던 게 ‘금주 행사’였을까, 아니면 본인의 무지를 남 탓하는 그 태도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