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제이 카푸르 회장/사진=구글
최근 인도의 억만장자 순제이 카푸르 회장이 스포츠 활동 중 벌을 삼킨 뒤 급사한 사건이 전해졌다. 평소 건강했던 그였지만, 벌독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벌독 아나필락시스’ 체질이었던 것으로 외신은 보도했다.
이러한 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벌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여름철, 국내에서도 벌에 쏘여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벌독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에게 벌에 쏘이는 일은 단순한 통증이나 부기를 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벌에 쏘인 직후 ▲호흡곤란 ▲혈압 저하 ▲두드러기 ▲실신 등의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특히 7월부터 9월 사이가 환자 발생의 집중 시기로, 예방과 신속한 응급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나필락시스는 인체의 과민한 면역 반응이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관지가 급격히 수축하며 숨이 가빠지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떨어져 쇼크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후두 부종으로 기도가 막히며, 호흡곤란을 넘어 질식 위험까지 발생할 수 있다.
과거 벌에 쏘인 뒤 발진이나 전신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있었다면 벌독 알레르기 체질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필요 시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일명 ‘알레르기 펜’)를 처방받아 상시 휴대하는 것이 권고된다. 이는 아나필락시스 초기에 가장 효과적인 응급 치료제로, 사용법 숙지와 유효기간 확인이 중요하다.
학회는 특히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아나필락시스 발생 시 더 높은 사망 위험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벌쏘임 사고가 빈번한 4월부터 11월까지는 고위험군이 자가주사기를 반드시 지참해야 하며, 벌초·캠핑·등산 등 야외활동 전에는 아래와 같은 예방수칙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1. 밝은색, 민무늬 옷 착용
2. 향수, 화장품, 단 음식 자제
3. 벌집 발견 시 접근 금지 및 자극하지 않기
한순간의 방심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여름철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한 작은 준비가 생명을 구하는 가장 큰 안전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