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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한때 인적이 드물었던 서울 명동과 홍대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다시 붐비고 있다. 특히 K-뷰티를 체험하려는 의료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피부과와 성형외과 중심의 'K-뷰티 로드'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지난해 117만 명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약 75%가 피부 시술이나 성형외과 진료를 목적으로 방문했다는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명동의 한 피부과에는 얼굴 리프팅과 클렌징 관리를 받으려는 터키 중년 여성들이 대기 중이었다. 이들은 시술 후 쇼핑과 유적지 관광까지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대 거리에서 만난 폴란드 관광객은 “K-뷰티 화장품은 유럽에서 찾기 힘들다”며, “크림과 세럼을 대량으로 구매했다”고 전했다.
퍼스널컬러 진단과 전문 메이크업 체험도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화장품 전문 매장의 매출 중 90% 이상이 외국인 고객에서 발생하고 있다.
관광 코스에는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대만에서 온 한 관광객은 “고기를 구워주는 삼겹살 식당에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K-뷰티 체험 후 쇼핑과 한식까지 즐기는 이른바 ‘뷰티 복합관광’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침체됐던 지역 상권 회복으로도 이어졌다. 명동 일대의 공실률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고, 화장품 매장과 노점, 음식점 모두 외국인 손님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명동 김밥집 사장은 “요즘 손님의 70% 이상이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병원과 상권이 결합된 새로운 유형의 건물도 눈에 띈다. 병원이 들어선 저층과 호텔이 위치한 고층 구조의 복합건물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명동과 홍대 지역 호텔들의 평균 투숙률은 85~90%에 달하며, 일부 호텔은 사실상 만실 상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피부과 등의 병원 수익이 높아지며 주변 상권도 동반 성장했다”며 “현재 명동 일대는 사실상 공실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뷰티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의료와 관광을 접목한 'K-메디컬 산업'은 오는 2031년까지 약 1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단순한 시술을 넘어, 소비·체류·체험이 모두 가능한 복합문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