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이 유심 해킹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전방위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유심 보호서비스에 1700만명 이상이 가입한 가운데, 해외에서도 작동하는 차단 기술을 새롭게 도입하며 기술·현장 대응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SKT는 3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유심 해킹 대응 브리핑을 열고, 보호서비스 가입자 수가 1744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가입자 대비 약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자동 가입 방식으로 전환되며 하루 평균 100만명 이상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반면, 유심 실물 교체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무료 교체가 시작된 지난달 28일 하루 28만건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현재는 예약제로 운영되며 일일 교체 건수는 1만5000건 수준에 그치고 있다. 누적 교체 건수는 92만건이다.
SKT는 이달과 다음달 각각 500만 개의 유심을 확보해 교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유심 확보와 교체 소요 시간(고객 1인당 약 10분)을 고려하면 하루 처리 가능한 인원은 20만~25만명 수준으로 제한된다.
기술 대응 측면에서도 SKT는 추가적인 조치를 시행 중이다. 해외에서도 국내와 동일한 수준의 보호가 가능하도록 인공지능(AI) 기반 로직을 적용한 '유심보호서비스2'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해외망에서도 비정상 단말 식별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 부사장은 “기존에는 해외망 구조상 탐지가 어려웠지만, AI 탐지 기술을 활용해 이 한계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현장 대응력도 대폭 강화됐다. 인천공항 로밍센터 인력은 기존 대비 3배로 증원됐으며, 본사 직원 100여명이 현장에 직접 투입됐다.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도 신규 가입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에 집중하고 있다.
SKT는 유심보호서비스 미가입자에 대한 책임 회피 우려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희섭 PR센터장 부사장은 “서비스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가 확인될 경우, 귀책 사유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통망의 손실 보상과 이탈 고객 위약금 면제 등의 조치는 현재 내부 검토 중이다. 임봉호 MNO사업부장 부사장은 “대리점 보상 관련 내용은 추후 별도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