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유튜브 갈무리
전국적으로 유행 중인 ‘역대급 독감’으로 인해 실손보험 청구 금액이 급증하면서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설 연휴가 포함된 올해 1월에는 청구 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손해보험사의 독감 관련 실손보험 청구 금액은 지난해 11월 5억 원에서 12월 60억 원으로 급증했고, 올해 1월 들어서만 이미 100억 원을 넘어섰다. B손해보험사 역시 11월 4억 원, 12월 90억 원에 이어 설 연휴 전까지 200억 원 이상 청구가 접수됐다.
독감은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로 유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 수는 99.8명으로, 전주 대비 1.4배 증가했다. 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유행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독감 관련 실손보험 청구가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보험금 지급 증가세는 연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독감 유행 이전,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독감 치료비 보장 한도를 대폭 확대했다. 일반적으로 8만 원가량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독감에 대해 일부 보험사는 보장 한도를 20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까지 높였다. 이로 인해 독감보험 손해율은 2023년 초 29.2%에서 연말 543.6%까지 치솟았다. 과도한 보장 금액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을 지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대형 손보사들의 실적 부진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금융지주 등 주요 손해보험사 5곳의 2023년 4분기 합산 순이익은 1조 200억 원으로 시장 추정치(1조 5,000억 원)보다 31.9%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독감 대유행과 실손보험 청구 급증 사태는 과열된 보험 경쟁과 보장 정책의 허점을 드러내며, 보험업계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