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종현학술원
한·일 경제협력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는 가운데, 양국 재계와 전문가들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산업 협력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 강남구에서 4일 열린 ‘한·일 경제협력’ 컨퍼런스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육성과 청정에너지 산업에서의 협력을 통해 양국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종현학술원과 일본 국제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김현욱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 윤덕민 전 주일대사, 이한주 뉴베리 글로벌 대표이사, 미야자와 겐 야후재팬 전무이사 등 한·일 경제·정치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확인됐다”며 “이번 컨퍼런스는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 지속 가능한 양국 협력의 토대를 마련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윤덕민 전 주일대사는 “북한의 핵 위협, 중국의 부상, 미국 대선 결과로 인한 국제 정세의 변화 등 양국이 직면한 공통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G7 체제에 한국과 호주의 참여를 통해 인도 태평양 지역의 문제를 다루는 방안을 제안하며, “이는 일본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에카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 서울사무소장은 양국의 공통 과제로 급속한 고령화와 낮은 에너지 자급률을 지적하며 “스타트업 생태계 협력이 양국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한주 뉴베리 글로벌 대표이사도 “한·일 스타트업 협력은 글로벌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연구개발 및 투자 유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양국 정부와 민간의 공동 투자 펀드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욱 경제안보비서관은 “경제안보는 더 이상 경제와 분리될 수 없는 개념”이라며 양국의 공급망 안정과 핵심 신기술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즈키 카즈토 도쿄대 교수는 “한국과 일본은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며 공동의 기술 개발과 비용 절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도 “수소-암모니아 혼소 기술 등 에너지 협력을 통해 글로벌 표준을 설정하는 데 양국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양국이 경쟁보다는 공존과 공영을 통해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하며, 글로벌 경제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할 실질적 방안을 논의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