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양/사진=구글
강원도 철원, 한적한 산골짜기의 땅. 이곳에서 아버지 이동세 씨는 막내딸 이윤희 씨를 위한 동물 보호소를 꿈꾸며 땅을 구입했다. 그러나 2006년 6월 6일, 이윤희 양이 사라지면서 모든 계획은 무너졌다. 18년이 지나도록 그녀의 행방은 묘연하다.
이동세 씨는 28세의 수의대생 딸이 자신의 꿈을 이어갈 공간을 만들기 위해 3000평 부지를 구매했다. “나중에 딸이 동물병원 차리고 반려견을 치료해줄 공간으로 쓰면 좋겠다”며 땅을 마련했지만, 그 꿈은 딸의 실종으로 얼어붙었다. 이윤희 양은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그날의 시간은 아버지에게 멈춰버렸다.
이동세 씨는 딸의 사진과 관련 자료들로 가득한 자택에서 매일 그녀를 찾고 있다. “딸이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는 그의 말 속에는 지워지지 않는 슬픔이 담겨 있다. 그는 딸이 자신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며, 언제든지 나타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 성인이 실종되는 사건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7만2446건의 성인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3만6949건에 달했다. 성인 실종의 경우, 처음에는 가출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실종자 수가 더욱 늘어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성인 실종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자살로 인한 실종. 둘째, 범죄와 관련된 실종. 셋째, 이유를 알 수 없는 미제 사건. 이윤희 양의 사건은 세 번째 범주에 속하며, 그 배경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한국의 실종자 수사 시스템은 법적으로 성인의 실종을 강제로 수사할 근거가 부족하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연결성이 의심되거나 수사의 대상이 아닌 경우, 경찰권을 발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성인 실종 사건은 종종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윤희 양의 실종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슬픔을 넘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실종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가족들은 여전히 소중한 이의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고, 사회는 이러한 사건들이 반복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 사건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이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