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윤희 양 실종사건: 잃어버린 꿈과 미제 사건의 그림자
  • 홍승환 편집국장
  • 등록 2024-09-21 21:38:20

기사수정

이윤희양/사진=구글

강원도 철원, 한적한 산골짜기의 땅. 이곳에서 아버지 이동세 씨는 막내딸 이윤희 씨를 위한 동물 보호소를 꿈꾸며 땅을 구입했다. 그러나 2006년 6월 6일, 이윤희 양이 사라지면서 모든 계획은 무너졌다. 18년이 지나도록 그녀의 행방은 묘연하다.


이동세 씨는 28세의 수의대생 딸이 자신의 꿈을 이어갈 공간을 만들기 위해 3000평 부지를 구매했다. “나중에 딸이 동물병원 차리고 반려견을 치료해줄 공간으로 쓰면 좋겠다”며 땅을 마련했지만, 그 꿈은 딸의 실종으로 얼어붙었다. 이윤희 양은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그날의 시간은 아버지에게 멈춰버렸다.


이동세 씨는 딸의 사진과 관련 자료들로 가득한 자택에서 매일 그녀를 찾고 있다. “딸이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는 그의 말 속에는 지워지지 않는 슬픔이 담겨 있다. 그는 딸이 자신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며, 언제든지 나타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 성인이 실종되는 사건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7만2446건의 성인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3만6949건에 달했다. 성인 실종의 경우, 처음에는 가출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실종자 수가 더욱 늘어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성인 실종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자살로 인한 실종. 둘째, 범죄와 관련된 실종. 셋째, 이유를 알 수 없는 미제 사건. 이윤희 양의 사건은 세 번째 범주에 속하며, 그 배경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한국의 실종자 수사 시스템은 법적으로 성인의 실종을 강제로 수사할 근거가 부족하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연결성이 의심되거나 수사의 대상이 아닌 경우, 경찰권을 발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성인 실종 사건은 종종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윤희 양의 실종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슬픔을 넘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실종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가족들은 여전히 소중한 이의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고, 사회는 이러한 사건들이 반복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 사건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이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세계인플루언서협회 공식 출범…글로벌 산업 네트워크 강화 나서 지난 3일 세계인플루언서협회가 공식 출범을 알렸다. 협회는 급성장하는 인플루언서 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국제적 비즈니스 트렌드에 발맞춘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현재 인플루언서 산업은 개인 블로거 중심의 활동을 넘어 전문 에이전시, 콘텐츠 제작사, 행사·이벤트 기획사 등으로 확장하며 다.
  2. 빗썸, 정우성·전종서 브랜드 모델 발탁 배우 정우성과 전종서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새로운 얼굴이 됐다. 빗썸은 11일 두 배우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정우성은 다양한 장르에서 꾸준히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신뢰감을 쌓아온 대표 배우다. 전종서는 독창적인 개성과 세련된 이미지로 주목받으며 차세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두 배우의 만...
  3. 차인표, 소설 ‘인어사냥’으로 황순원문학상 신진상 수상 황순원기념사업회는 지난 5일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작가상은 주수자의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 시인상은 김구슬의 ‘그림자의 섬’, 신진상은 차인표의 ‘인어사냥’, 황순원 양평문인상 대상은 강정례의 시집 ‘우리 집엔 귀신이 산다’가 각각 선정됐다.차인표는 전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 소설을 읽..
  4. 버스 안내양, 그리고 사라진 목소리를 그리워하며 “이번 정거장은 개봉 사거리입니다~ 내리실 분 없으면 오라이~.”1980년대 서울 시내를 달리던 버스 안, 안내양의 목소리는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유난히 따뜻하게 들렸다. 정류장을 알리고, 승객의 요금을 거두고, 때로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던 안내양은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라 버스라는 작은 세계의 ‘친절한 주인공’이었다....
  5. 엄정숙 변호사 "전세금반환소송 지연이자 '5%→12%' 급변…약정이자 활용해야"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소송을 제기할 때 가장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지연이자'다. 임대인이 전세보증금 반환을 늦출 때 언제부터 얼마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느냐는 실질적 손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2024년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전세금반환소송 본안소송 접수는 2023년 7,789건으로 전년(3,720건) 대비 약 109.4% 급증했.
  6.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 참여 9월 15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가 참석했다. 이씨는 이날 입영식에서 해군 장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씨는 복수 국적을 보유한 상태로,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바 있다.입영식에는 이지호씨의 어머니인 임세령 대상그..
  7. 셀트리온,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프로그램 ‘셀온’ 1기 돌입, 이달 17일까지 지원자 모집… 바이오 산업 맞춤형 … 셀트리온은 바이오 산업 성장에 필요한 인재 수요에 대응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셀온(Cell-On)’ 1기를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이번 프로그램은 보건복지부가 총괄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프로그램 운영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셀트리온은 ..
  8. 보톡스, 일상 속 시술이지만 ‘정품·정량’ 오해 여전 보톡스는 주름 개선뿐 아니라 턱선 정리, 승모근 이완 등 다양한 미용 목적에 활용되며 이미 일상적인 시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대중화된 만큼 ‘정품’과 ‘정량’에 대한 오해도 적지 않다.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보톡스는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정식 제품이다. 흔히 말하는 ‘가짜 보톡.
  9. “초코파이 1050원 절도 사건, 법정까지 간 이유는?”....재판부, 항소심에서도 논의 예정 지난 18일 전주지법 제2형사부에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회사 냉장고에서 1050원어치의 간식을 꺼내 먹었다는 혐의로 기소된 협력업체 직원 김모 씨의 사건이 다뤄졌다. 김 씨는 초코파이(450원)와 커스터드(600원)를 꺼내 먹은 혐의로 절도죄로 기소되었으며, 이 사건은 법정까지 가게 된 배경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불러일으켰다.변호..
  10. 교촌치킨, 꼼수로 중량 줄이고 닭가슴살 섞어… 소비자 기만 논란 확산 치킨업계 1위 교촌치킨이 순살 치킨의 조리 전 용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닭다리살 대신 닭가슴살을 섞어 사용하면서 소비자 기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원재료를 바꾸고 중량까지 줄인 사실이 알려지자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반면 경쟁사 노랑통닭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노랑...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