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하트/사진=구글
‘하늘의 퍼스트레이디’라 불리던 전설적 여성 비행사 어밀리아 에어하트의 실종 미스터리가 다시금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무려 88년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관련 정부 기록을 전면 공개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6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약 90년 전 전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한 그녀의 실종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라며 “내 행정부는 에어하트의 마지막 비행과 관련된 모든 기록을 기밀 해제하고 국민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에어하트를 두고 “대서양을 단독 횡단한 최초의 여성 조종사이자 수많은 항공 기록을 세운 선구자”라며 “세계 일주 비행의 마지막 구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 그녀는 이미 여정의 4분의 3을 성공시켰다”고 강조했다.
‘하늘의 퍼스트레이디’, 그리고 미스터리
1897년 미국 캔자스주에서 태어난 에어하트는 1932년 여성 최초로 대서양 단독 횡단에 성공하며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인기는 대단해 당시 미국에서는 갓 태어난 딸에게 ‘어밀리아’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유행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1937년, 세계 일주 비행에 도전하던 중 남태평양 상공에서 sp “연료가 떨어져 가고 있는데 육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마지막 교신을 남긴 채 사라졌다. 동행하던 항법사 프레드 누넌 역시 함께 행방불명됐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6일간의 대대적 수색이 이뤄졌지만, 기체 잔해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에어하트 실종 사건’은 20세기 최대 항공 미스터리로 자리 잡았다.
1937년 6월 11일, 마지막 세계일주 전 에어하트의 모습/사진=구글
끝나지 않은 추측
세월이 흐르며 각종 추측이 꼬리를 물었다. 바다에 가라앉았다는 설부터, 일본군에 붙잡혀 사이판섬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가설까지 다양했다. 심지어 2017년 다큐멘터리에서는 “에어하트가 마셜제도에 불시착해 일본군에 포로로 잡혔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의 명령으로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정부 문서들이 세상에 공개된다면, 미스터리의 실체가 드러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영화보다 극적인 실화의 귀환
수십 년간 전설로만 회자되던 이야기, “연료가 바닥나고 육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마지막 교신, 그리고 흔적 없는 실종. 이제 이 모든 단서들이 역사 속에서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에어하트의 행방을 둘러싼 수수께끼는 과연 풀릴까. 혹은 더 큰 미스터리를 불러올까. 전 세계 항공 팬들과 역사 애호가들의 눈이 다시 하늘을 향하고 있다.